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천 개혁과 비리 척결을 강조하며 ‘암행어사단’까지 띄웠으나, 정작 전북 남원에서는 부패를 고발한 시의원이 징계를 당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지역 토호들의 민원에 휘둘려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보조금 비리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당 차원의 재심사가 촉구되고 있다.
정청래의 ‘암행어사’, 남원에서는 고발자를 잡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정부패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다. 하지만 남원시의회 이숙자 의원의 사례는 이러한 시스템이 거꾸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뼈아픈 실례다. 이 의원은 시 보조금 관리의 구멍을 찾아내고 지역 토호들의 전횡을 고발했으나, 당은 이 의원의 손을 들어주는 대신 ‘당원권 정지’라는 징계장을 보냈다.
이는 지역 토호들이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고발자를 거꾸로 징계해달라고 요청하고, 당이 이를 그대로 수용한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공천 개혁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비리를 은폐하려는 세력이 아닌 부패와 맞선 의원을 보호하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혈세 먹는 하마, 남원시 보조금의 민낯
남원시의 보조금 비리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구조적인 문제로 고착화되어 있다. 전국 지자체 중 보조금 관리 등급이 5등급에 불과한 것은 남원시의 부패 지수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숙자 의원은 지난 4년간 이 문제를 집요하게 파헤치며 시민들의 알권리를 대변해 왔다.
특히 영농조합법인 ‘동편제 마을’에 지원된 53억 원의 사용처는 여전히 의문투성이다. 시 소유 건물을 무단 임대하고 무허가 영업을 통해 사적 이익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는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비리 시장은 인사 비리와 학력 위조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시는 모노레일 사업 실패 등으로 수백억 원의 손실을 입을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총체적 난국 속에서 비리를 감시해야 할 시의원이 징계를 당하는 현실은 남원시의 행정과 정치가 완전히 마비되었음을 의미한다.
누구를 위한 징계인가... 배후의 커넥션
이 의원의 징계 사유인 ‘과도한 자료 요구’는 지방자치법이 보장한 의원의 직무 범위를 무시한 처사다. 실제 이 의원이 요구한 자료는 보조금 수령 단체 대표의 거주 요건 확인을 위한 주민등록 초본 등 법률적 자격을 확인하기 위한 필수적인 서류였다. 이를 사생활 침해나 권한 남용으로 몰아간 것은 징계 청원자들의 억지 주장에 당이 동조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또한, 징계 과정에서 4선 중진 의원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사건의 본질이 단순한 민원이 아님을 시사한다. 지역 유지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 다선 의원들이 초선 의원의 정당한 의정 활동을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가로막는 것은 명백한 갑질이자 구태 정치다. 한병도 전 전북도당 위원장 역시 이 사안의 상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징계를 방치했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중앙당의 결단과 강력 수사 촉구
민주당 중앙당은 남원시 이숙자 의원의 징계 건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부당한 징계가 확인된다면 즉각 구제 조치를 취하고, 오히려 잘못된 징계 청원을 주도한 이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정청래 대표가 말하는 ‘클린 선거’의 진정한 의미다.
아울러 남원시 보조금 비리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가 시급하다. 시민들의 혈세가 특정 세력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커넥션을 끊어내지 않는 한, 남원시의 미래는 없다. 수사 기관은 비리 시장과 이를 비호하는 정치 세력, 그리고 보조금을 사유화한 토호 단체들을 철저히 수사해 사법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