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디지털 영생: 지식과 영혼, 데이터로 불멸하나? 이현세 AI 프로젝트의 윤리적 성찰

AI가 구현한 '디지털 유령'…위대한 예술가의 지혜는 계승될 수 있을까

디지털 영생의 빛과 그림자: 기술적 가능성과 윤리적 딜레마

“내가 죽어도 내 만화가 계속 생산된다면, 이게 영생 아닌가?”

 

한국 만화의 거장 이현세 작가의 이 도발적인 질문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이제 ‘이현세 AI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현실이 되었다. 매체 연구자 유건식 박사가 주도한 이 프로젝트는 이현세 작가의 작품 4,174권을 AI에 학습시켜 그의 화풍과 스토리텔링을 계승한 새로운 웹툰을 생성해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닌, ‘디지털 영생(Digital Afterlife)’이라는 낯설지만 강력한 가능성을 우리에게 제시하는 사건이다.

 

한국 만화의 거장 이현세 작가의 이 도발적인 질문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이제 ‘이현세 AI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현실이 되었다. 매체 연구자 유건식 박사가 주도한 이 프로젝트는 이현세 작가의 작품 4,174권을 AI에 학습시켜 그의 화풍과 스토리텔링을 계승한 새로운 웹툰을 생성해냈다. (이미지제공=유건식박사)

과연 AI를 활용하면 한 개인의 평생의 지식과 경험, 예술적 감성을 영원히 보존하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도록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기술적 가능성보다 훨씬 더 깊은 철학적, 윤리적 성찰을 요구한다.

 

AI,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발전은 개인의 지적 유산을 보존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한 평생 써온 논문, 저서, 강의록, 편지, 일기, 그리고 SNS 발자국까지 모든 텍스트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킬 수 있는 지식의 데이터화가 가능하다. 그리고 화가의 화풍, 작가의 문체, 음악가의 선율, 학자의 사고 흐름까지 디지털화하여 패턴을 학습시킨다면, 그들의 ‘스타일’을 재현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것은 스타일의 모방이 가능하다 그 뿐인가? 충분한 데이터로 학습된 AI는 마치 그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질문에 답변하고, 조언을 제공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해낼 수 있는 대화의 지속 가능성이다. 이러한 것들이 지식과 스타일을 보존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이 열렸다.

 

이러한 기술은 위대한 예술가, 과학자, 철학자의 사고와 창의성을 단순히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넘어, ‘소통 가능한 지식 체계’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 미래의 누군가는 마치 옛 거장과 대화하듯 AI를 통해 그들의 지혜를 탐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의문이 생긴다. 과연 데이터로 재현된 ‘지식과 스타일’이 그 사람의 ‘정신’과 동일한가? 정신(Spirit)과 영혼(Soul)의 부재가 창출하는 넘어야 할 허구의 벽은 존재한다.

 

이현세 AI가 만들어내는 작품은 분명 그의 화풍을 닮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작품 속에 담긴 고뇌, 열정, 시대적 응전, 우연성, 실험정신까지 구현해낼 수 있을까? AI의 생성물은 과거 데이터의 통계적 조합에 불과할 뿐, 인간의 ‘영감’이나 ‘통찰’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진정한 의미의 ‘영생’은 단순한 양산과 모방이 아니라, 그 개인의 고유한 정신이 시대를 초월하여 살아 숨 쉬는 것을 의미한다. AI는 위대한 유산을 보존하고 확장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는 있으나, 그 유산의 가장 깊은 본질인 ‘영혼’의 창조자本身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진설명]=대한민국 최고의 만화작가 이현세 선생(사진 왼쪽)과 그의 작품을 AI에게 학습시키고, 이후 AI가 이현세 풍(风)의 작품을 계속 만들어갈 수 있다는 가정하에 "이현세 AI로 영생하다"라는 책을 집필한 유건식 박사(사진 오른쪽)의 모습 (사진제공=유건식 박사)

 

그렇다면 디지털 영생의 윤리적 문제는 누구의 것인가? 기술이 발전한다면, 이른바 ‘디지털 유령(Digital Ghost)’을 마주하게 될 윤리적 문제도 무겁게 다가온다.

 

과연 본인이 자신의 데이터가 사후에 이런 방식으로 사용되는 것에 동의했을까?하는 동의의 문제가 존재한다.

 

또 다른 하나의 문제는 학습 데이터에 따른 AI의 편향성이나, 특정 목적을 위해 개인의 이미지를 왜곡하여 사용될 가능성은 없는가? 하는 오남용의 문제 또한 존재한다.

 

그 뿐인가? 개인의 지적 유산이 단순한 상품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업화의 문제는 또 어떤가?

 

이러한 문제들은 기술이 앞서나가기 전에 사회적 합의와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시급한 과제이다.

 

‘이현세 AI 프로젝트’가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은 결국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본질을 어떻게 확장하고 재정의할 것인가” 에 관한 것이다.

 

AI는 위대한 개인을 ‘영생’시키는 마법의 도구가 아니라, 그들이 남긴 지식과 예술적 유산을 후대가 더 쉽게 접근하고, 연구하고, 심지어 새로운 창작의 영감을 얻는 데 활용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AI가 생성해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유사품’이지만, 그 유사품을 통해 우리는 원본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 정신을 이어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

 

궁극적인 영생은 AI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아니라, 한 개인의 삶과 지혜가 AI라는 매개체를 통해 무수히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사고를 확장시키며, 인류 문명의 진보에 기여하는 영향력의 연쇄반응 속에 있을지 모른다.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완벽한 디지털 복제본이 아니라, 인간의 지혜와 AI 기술이 공존하는 현명한 미래이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 kyoweon@naver.com
 

 

작성 2025.09.02 12:19 수정 2025.09.0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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