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 하면 푸른 바다와 독창적인 문화가 먼저 떠오르지만, 그 땅속에는 무려 3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인류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일본 열도 인류 기원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구석기 시대 인골과 생활 유물이 바로 이 지역에서 발견된 것이다.
가장 먼저 주목받은 것은 나하시의 야마시타 동굴에서 출토된 인골이다. 약 3만 2천 년 전의 어린아이 뼈로 추정되는 이 화석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인골로 기록돼 있다. 발견 당시 함께 나온 사슴 뿔과 뼈 도구, 단순한 형태의 석기는 당시 인간의 생활 방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였다. 이는 지질학적으로 약 200만 년 전~1만 년 전에 해당하는 시기의 산물로, 인류 진화사 연구에서도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이어 1967년, 구시카미촌(현 야에세정) 미나토가와 채석장에서 출토된 미나토가와인은 일본 고고학사에서 획기적인 발견이었다. 약 1만 7천~1만 8천 년 전 현생 인류로 밝혀진 이 인골은 머리와 팔다리가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된 상태였고, 아시아 구석기 인골 중에서도 드물게 완벽에 가까운 형태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학계는 이 인골이 중국 남부의 베이징인, 류장인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아시아 대륙과 일본 열도를 잇는 인류 이동 경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후 오키나와 전역에서는 구석기 시대 인류 흔적이 속속 발견되었다. 구메지마의 시모지바루 동굴인, 이에지마의 고헤스 동굴인, 미야코지마의 빈자아부 동굴인, 이시가키지마의 시라호 사오네타바루 동굴인 등이 그것이다. 특히 류큐 지역 석회암 동굴은 지질 특성상 인골이 화석화되기 유리하여, 다른 지역보다 훨씬 많은 자료가 보존될 수 있었다.
2012년에는 난조시 사키타리 동굴 유적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낚싯바늘(약 2만 3천 년 전)과 약 1만 2천 년 전의 석기 및 인골이 함께 발견돼 학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단순한 채집에서 벗어나 해양 자원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생활 방식이 이미 구석기 시대부터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결국 야마시타 동굴인과 미나토가와인의 발견은 오키나와가 단순한 섬을 넘어, 인류 이동과 문화 형성의 관문이었음을 입증한다. 이들의 존재는 일본 열도의 초기 인류사뿐 아니라 동아시아 인류사 연구에서도 빠질 수 없는 근거로 자리 잡았다. 오키나와의 석회암 동굴이 지켜낸 인류의 흔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기원과 이동 경로를 탐구하는 결정적 증거로 기능하고 있다.
오키나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인류 고고학의 보고다. 야마시타 동굴인과 미나토가와인의 발굴은 일본 열도 최초의 인류 존재를 확인시켰고, 아시아 대륙과의 연결성을 제시함으로써 국제 학계에서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됐다. 앞으로도 석회암 동굴에서 추가 자료가 발견된다면 인류사의 미지의 영역이 더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