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한국드론뉴스닷컴)손윤제 기자 = 익상편 전문의의 익상편 이야기(9)
익상편(군날개, 백태)은 초기에 수술하면 안되나요?
(혹시라도 (1)~(8)편을 읽지 않고 (9)편을 보시게 된 분은 (1)~(8)편을 읽고 나서 보시면 익상편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가 쉽습니다.)
오늘은 익상편을 초기에 수술하면 안되는가? 에 관한 글입니다.
제가 익상편이야기 (8)편에 익상편의 적절한 수술시기에 관해 포스팅을 했었는데요,
(8)편에서, 익상편 수술의 적절한 시기는 다음 3가지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현재 익상편이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가?
– 시력에 영향을 주거나 안구건조증, 이물감 같은 안과적 증상을 유발하는 경우
현재 익상편이 환자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가?
.서서히 자란다고는 하지만 계속 자라는 익상편을 두고 지켜보는 불안감
.항상 충혈되어 있어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
.안과적으로 진단하는 익상편의 정도
.초기/중기/말기
.혈관화 정도
.돌출정도에 따라서 수술을 빨리 해야 하는 익상편이 있고, 천천히 해도 되는 익상편이 있습니다. 라고요.
다만, 제가 20년 이상의 익상편수술경험이 풍부한 익상편수술전문의로서 최근에 느끼는 것은, 익상편 수술은 가능하면 초기에 하는 게 좋다. 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익상편이 생긴 지 오래 될수록, 나중에 제거해도 검은자에 혼탁이 남을 확률이 올라갑니다.
2. 익상편이 오래 될수록 재발률이 높아집니다.
3. 익상편이 오래 될수록 윤부조직 손상이 심해집니다.
세 가지를 좀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1. 익상편은 단순히 흰자위 살이 검은자(각막)로 자라 들어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검은자에 자리잡으면서 아래로 뿌리를 내립니다. 검은자는 원래 혈관이 없는 투명한 조직인데, 혈관이 많은 익상편이 검은자 위로 자라면 아래쪽은 이 투명성을 잃게 됩니다.
검은자의 특성상 한번 투명성을 잃으면 이걸 다시 되찾기가 많이 어렵습니다. 오래된 익상편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다 보면, 검은자에 붙어 있는 익상편 조직이 매끈하게 쉽게 떨어지지 않고 검은자에 심하게 유착되어 달라붙어 있습니다.
아무리 잘 제거해도 매끈하게 제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하얗게 변한 각막조직을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그걸 제거하면 검은자에 구멍 뚫려 실명하겠죠)
그러나 초기 익상편에서는 검은자에 혼탁이 있는 경우도 거의 본 적이 없고, 대부분 매끈하게 제거됩니다.
2. 익상편이 오래 되었다 : “익상편 조직이 오랜 기간 생존하면서 힘이 강해졌다” 입니다. 그림 2에서 보신 혈관이 매우 많고 두꺼운 저 익상편 조직도, 초기에는 검은자를 살짝 침범했을 거고, 혈관이 저렇게 많거나 저렇게 두껍지 않았을 겁니다. 오랜 시간 방치하면서 혈관도 더 많아지고 조직도 더 두꺼워진 것이지요.
1) 제가 (8)편에서 익상편 조직을 적군, 이식하는 자가결막을 아군이라고 표현 한 적이 있는데, 적군의 힘이 약할 때 제거해야 수술부위도 깔끔하고 재발률도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하겠습니다.
2) 실제로 그림 2처럼 혈관이 많고 두께가 두꺼운 익상편은, 혈관이 적고 두께가 얇은 익상편보다 수술 후 재발 확률이 올라갑니다.
3) 그리고 수술시간도 초기 익상편이 훨씬 짧게 걸립니다. 제거해야 할 조직도 적고 이식할 결막도 작게 뗄 수 있고, 조직접합제로 붙이는 시간도 적게 걸리니 당연한 얘기입니다.
(조직접합제-생체 풀- 로 붙일 때, 매우 섬세하게 붙여야 하며, 붙일 조직이 클수록 오래 걸릴 수밖에 없겠지요?)
4) 초기 익상편일수록 주변 조직이 건강합니다. 자가결막이식이, 아무리 내 결막이라고 해도 원래 있던 부위에서 다른 부위로 이동하는 건데, 주변의 건강한 조직의 서포트가 있어야 더 건강하고 예쁘게 생착합니다.
3. “윤부”라는 부위는 검은자와 흰자의 경계부에 회색으로 보이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는 각막상피세포의 줄기세포가 있어 각막(검은자)에 상처가 났을 때 그 상처에 새 살을 돋게 합니다.
그런데 익상편에서는 익상편조직이 이 윤부를 넘어 검은자로 자라들어가면서 윤부에 손상을 주게 됩니다. 당연히 익상편이 오래 될수록 윤부를 더 많이 침범하게 되니 손상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익상편 수술을 많이 하다 보니, 다양한 환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오래 전부터 수술 하고 싶었는데 여러 군데 다녀도 수술을 안해 주셔서 못 했다. 수술하면 재발하니 하지 말라고 했다. 눈이라서 무서워서 못 했다. 같은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물론 제가 직접 들은 얘기는 아니지만, 저번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가장 재발률이 적은 수술법인 조직접합제를 이용한 자가결막이식술은 재발률을 현저히 낮추었습니다. 환자분들께서 많이 말씀하시는 내용에 대해 O, X 를 해 보겠습니다.
1. 익상편수술은 재발률이 높다 (일부만 O, 수술기법에 따라 재발률 차이가 매우 큽니다)
현재 많이 시행되고 있는 “조직접합제를 이용한 자가결막이식술”은 재발률이 2% 이내이며, 이 정도는 재발률이 매우 낮은 것입니다.
2. 젊은 사람(3040)은 수술하면 무조건 재발한다 (X)
----재발 가능성이 고령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 재발은 절대 아닙니다.
실제로 저는 3040 분들도 많이 수술하는데 철저한 수술후 관리로, 재발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수술 뿐 아니라 수술 후 관리도 수술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3. 익상편은 익혀서(오래 두었다가 많이 자라면) 수술한다 (X) – 아닌 이유를 이번 포스팅에서 설명드렸습니다.
4. 조직접합제를 이용한 자가결막이식술은 최근에 나온 수술방법이다 (X) -
대한안과학회지에서 논문을 검색해 보면 2006년도에도 상기 기법으로 수술하여 경과가 좋았다는 논문이 있습니다. 저도 2018년에 익상편관련 SCI 논문을 쓸 때 많은 참고문헌을 찾아보았는데, 수술기법 자체는 오래전에 나온 것이 맞습니다.
다만, 수술기법은 그 수술을 시행하는 의사에 의해 계속 발전하고 그 의사만의 노하우가 생깁니다. 조직접합제를 쓰는 방법도 다양하고, 자가결막을 떼어내는 술기도 다양하고, 얼마나 떼고 얼마나 붙이는지에 대해 정해진 규칙은 없습니다.
( 제가 사용하는 "티씰" 이라는 조직접합제도, 티씰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을 때 작게 세미나를 열어 친한 안과 동료/후배에게 소개했었는데, 나온 지 10년 이상 되었고, 저도 티씰을 사용한지 10년 이상 되었습니다. 후배들한테 좋은 수술기법과 조직접합제 알려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매우 여러번 받았습니다. )
그리고 그런 모든 의사가 논문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논문이라는 것은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요하며, 혼자 쓰기는 어렵습니다. 논문들을 보시면 저자가 여러 명이잖아요. 자료 찾는 사람, 자료 정리하는 사람, 글 쓰는 사람, 사진 정리하는 사람 등 저자마다 역할이 있습니다. 이렇게 인력이 필요한 일이다 보니, 주로 대학병원에 계시는 교수님들이 전공의 선생님들과 논문을 내시고, 개원한 원장님들은 혼자서 논문을 쓰기 어렵습니다.
저도 이전에는 논문을 많이 썼었지만, 지금은 환경상 논문을 쓰기는 어려워서 논문작업은 하지 않고, 오랜 경험으로 쌓인 노하우를 제 머리 속에 저장하고 환자분들께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노하우는 어떤 논문에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제가 최근에 수술한 익상편 환자분들 중에는 재발한 분이 한 분도 없긴 했습니다. 다만 재발한 후 저에게 안 오셨을 경우(재발했다면 오셨겠지요?) 는 제가 알 길이 없긴 합니다. (간혹, 자기가 수술하면 재발률이 0% 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 말씀 하시는 분들 몇 분께 수술받고 재발해서 저에게 오시는 환자분들이 계십니다. 본인에게 환자분이 다시 안 가셔서 모르시는 것이겠지만요 - 물론 이건 저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일 겁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수술하면 재발률은 0%! 이렇게 말하지는 않고 “거의 없습니다” 로 말씀드립니다.
끝으로, 재발은 수술적 요인 + 환자요인이 같이 작용하므로, 아무리 좋은 방법으로 훌륭하게 수술을 마무리했어도, 환자분의 눈 자체가 재발하려는 힘이 강한 경우 재발을 막기 어렵습니다. 똑같은 방법으로 똑같이 수술해도, 누구는 재발하고 누구는 재발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재발에는 환자요인도 상당히 작용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다만 수술 후 경과관찰에서 재발하려는 소견이 발견될 경우 재발을 막는 치료법들이 있습니다.
이것 역시 경험 많은 의사에게는 오랫동안 같은 질환을 치료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쌓이는 노하우입니다. (논문이나 교과서, 인터넷 그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지요)
끝으로 지난 번 포스팅에 썼던 문장을 마지막으로 본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익상편은 재발률이 높아 가능하면 수술하지 않는다”는 예전 얘기입니다. 요즘은 재발률이 거의 없는 수술방법으로 수술하므로 재발에 관해서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익상편 상태와 적절한 수술시기에 관해 경험 많은 안과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하시고, 해결방법은 반드시 있으니 익상편이 있다고 해서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권 지 원
엘리트안과 원장 (前 한양대학교 명지병원 안과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