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이 진짜 원하는 것은 연결일까 자유일까?
- - 커뮤니티의 재발견
“너는 혼자가 아니다.”
이 단순한 문장이 지금처럼 무겁게 다가온 적이 있었을까. 스마트폰 한 대면 세계와 연결되는 시대인데도 사람들은 점점 더 외로워지고, 결국 온라인과 오프라인 곳곳에서 커뮤니티의 부활이 일어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현대 사회가 개인주의를 최고의 가치처럼 여기면서도 정작 많은 사람들이 소속감의 결핍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팬데믹 이후 우리는 선택지를 재검증하게 됐다. 집에 머물던 시간은 외로움을 증폭시켰고, 관계의 단절은 인간 본성 깊은 곳을 건드렸다. 우리는 생각보다 ‘관계’에 취약했고, ‘고립’에 약했으며, ‘함께 있음’에 목말라 있었다. 그래서일까. 요즘 커뮤니티 기반 활동들은 단순한 취미나 소모임을 넘어—한 사람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을 바꾸는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은 오랫동안 자유로운 존재가 되고 싶어 했다. 선택의 자유, 관계의 자유,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는 자유.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자유를 얻으면 얻을수록 많은 사람들은 정체성과 안정감을 잃었다고 느낀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연결’이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본성에 두 덩어리가 공존한다고 말한다. 하나는 독립성의 욕구, 다른 하나는 연결의 욕구다. 다르게 말하면, 인간은 “나는 나다”와 “나는 우리가 된다”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타기를 한다.
커뮤니티 활동의 흥미로운 점은 바로 이 두 욕구를 동시에 충족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커뮤니티는 ‘강제된 관계’가 아니라 선택된 관계다. 자유롭게 참여하지만, 그 안에서는 진짜 연결을 경험한다. 이 모순 같지만 조화로운 구조야말로 현대 커뮤니티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이유다.
커뮤니티는 사람에게 몇 가지 중요한 변화를 유발한다.
첫째, 정체성 강화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을 더 명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안정적으로 다지게 된다.
둘째, 사회적 회복력 증가다. 누군가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은 삶의 스트레스를 견디게 만들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준다.
셋째, 참여를 통한 성장 경험이다. 커뮤니티 활동은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 역할 부여, 협력 경험, 목적의 공유로 확장된다. 이는 개인의 삶에서 좀처럼 얻기 어려운 ‘자기 효능감’을 만들어낸다.
커뮤니티는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작은 생태계다. 이 생태계 안에서 사람들은 의미를 발견하고, 존재를 확인하며, 자신이 어느 집단의 일부라는 사실에서 안정감을 얻는다.
그렇다면 인간은 연결이 더 중요한가? 자유가 더 중요한가?
정답은 둘 다지만, 비율은 사람마다 다르다. 중요한 것은 자유를 잃지 않는 연결, 그리고 고립되지 않는 자유를 찾는 일이다.
커뮤니티 활동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몇 가지 기준이 필요하다.
첫째, 개인의 경계가 존중되는가.
둘째, 참여가 선택의 영역인가.
셋째, 구성원 간의 목적이 과도하게 동일하지는 않은가.
이 기준이 충족될 때 커뮤니티는 오히려 개인의 자유를 해치지 않고, 연결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만든다.
결국 인간은 ‘혼자만의 자유’도, ‘무조건적인 연결’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만큼 연결되고, 필요할 때는 자유로울 수 있는’ 유연한 관계다. 커뮤니티는 바로 이 미묘한 균형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는 기술이 삶을 완전히 바꿔놓은 시대를 살고 있지만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다.
인간은 여전히 연결을 원하고, 동시에 자유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
커뮤니티는 이 두 욕구가 충돌하지 않는 드문 지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시 커뮤니티로 향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너무 혼자만의 자유에 갇혀 있지 않은지, 혹은 너무 연결에 의존하고 있지 않은지를 점검하며—우리만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