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문이 닫히는 순간, 기내는 작은 우주선처럼 고립된 생태계가 됩니다.
이 안에서 승무원들은 서로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 조심하면서도 서로에게 기대어 목적지까지 가게 됩니다.
승객들이 기억하는 서비스는 자기를 담당했던 한 명의 승무원의 친절로 설명되지만,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팀워크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저 역시 신입 시절에는 서비스의 본질이 ‘나의 친절’에 있다고 믿었고, 더 환하게 웃고, 승객의 요청에 더 빨리 반응하는 것이 최고의 승무원이 되는 길이라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몇 년 후, 팀에서 막내를 벗어나 후배가 들어올 정도의 이착륙을 경험하고 나니, 완벽한 서비스 품질은 나의 미소가 아니라, 동료들과 맞추는 정교한 팀워크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때 인천–괌 노선은 영유아 동반 승객 비율이 70~80%를 넘길 정도로 가족 여행객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아기바구니와 어린이 전용 기내식의 수량은 다른 노선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았고, 짧은 비행시간임에도 업무 강도는 훨씬 높았습니다.
평소처럼 괌노선에서 식사 서비스가 분주하게 진행되던 어느 날의 일입니다. 어린이 식사를 모두 제공하고 난 후 일반식 제공 중에 한 승객이 어린이 식사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하셨습니다. 이미 어린이 식사 제공은 끝났고 승객리스트와 제공여부를 모두 확인했지만 예상치 못한 누락이 발생했던 것입니다. 저는 승객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한 뒤, 가까운 인터폰으로 뒤쪽 갤리에 계신 선배님께 상황을 설명하고 대체할 수 있는 식사를 구성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함께 서비스를 하던 동료는 그 가족에게 음료를 먼저 제공해 드리고 다른 승객에게 서비스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선배님은 다른 트레이에 제공되는 식사들 중에서 어린이가 식사할 수 있는 음식을 꾸리고 여유분으로 탑재된 몇 가지 간식을 담아 새로운 어린이용 트레이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승객에게 거듭 사과하며 재구성한 트레이를 제공해 드렸습니다.
다행히 승객께도 상황을 이해하고 양해해 주셨습니다. 이후 사무장님께서 승객이 괌-인천 노선에서는 어린이 식사를 받을 수 있도록 신청을 해 드렸고 승객도 만족하며 내리신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 사례는 어느 한 승무원의 개인기로 극복한 상황이 아닌 정교한 팀워크로 상황을 해결한 좋은 예시입니다. 승객이 받는 서비스의 온도는 결국 이 팀원들이 보여주는 팀워크, 조화의 총합입니다.
CS도 마찬가지로, 개인의 재능을 빛내는 무대가 아니라, 조직 전체가 고객을 중심으로 호흡하는 거대한 합주입니다. 고객을 감동시키는 경험은 언제나 ‘우리’라는 팀워크의 힘에서 탄생하며, 그 조화로움이 얼마나 정교한지가 곧 서비스의 깊이와 기업의 신뢰로 이어집니다.
필자 소개
필자는 Blue Indigo교육디자인 대표로서 서비스교육, CS, 이미지메이킹 전문강사이자, 배움을 넘어 빛나는 성장을 만드는 교육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중동항공사와 국내항공사 부사무장, 객실 훈련팀 교관 및 서비스 강사를 역임한 필자는 고객 서비스(CS)를 단순한 친절이나 기술적 스킬로 보는 관점에서 사람을 이해하는 태도와 철학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한국CS경영신문의 [사람을 이해하는 서비스: 하늘에서 배운 12가지 철학]라는 칼럼코너를 통해 CS의 본질은 사람을 이해하는 태도이며, 그 철학은 어떤 업종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