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어렵고, 작가는 특별한 사람만 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면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는 시대,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탄생한 문학 장르 '디카시(Dica-si)'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20년 역사 '디카시', 스마트폰 시대의 최적화된 문학
디카시는 디지털 카메라(Digital Camera)와 시(詩)의 합성어로, 지난 2004년 이상옥 시인에 의해 처음 명명된 한국 고유의 문학 장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포착한 시적 영감을 사진(영상)으로 찍고, 이를 5행 이내의 짧은 문자(시)로 표현하여 하나의 텍스트로 완성하는
'멀티미디어 시'를 일컫는다.
탄생 후 약 20여 년이 흐른 지금, 디카시는 경남고성 국제디카시페스티벌, 오장환 디카시상 등 다양한 공모전과 행사를 통해
그 저변을 넓혀왔다. 특히 최근에는 사진 촬영과 SNS 공유에 익숙한 대중들이 자신의 감성을 짧은 글로 표현하려는 욕구와 맞물려
생활 밀착형 문학으로 자리 잡았다.

AI, 창작의 문턱을 낮추는 '러닝메이트'
최근 디카시 열풍의 기폭제가 된 것은 챗GPT,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의 등장이다. 과거에는 사진을 찍어도 적절한 시어가
떠오르지 않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AI가 훌륭한 조언자 역할을 수행한다.
창작자가 사진을 보며 느낀 감정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AI가 은유와 상징을 제안하거나 문장을 다듬어주는 식이다.
이는 전문 작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창작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하는 긍정적인 도구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관련 자격증 과정이나 문화센터 강좌에서는 AI를 활용해 자신의 감상을 구체화하는 실습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수익 대박'보다는 '자아실현'의 수단... 과장된 환상은 금물
일각에서는 디카시와 전자책 출판을 결합해 '누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식의 자극적인 홍보를 하기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디카시집 출간이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나, 이것이 곧바로 고수익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문학계 관계자는 "디카시의 본질은 수익 창출이 아니라, 일상의 순간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자아실현'과 '소통'에 있다"며
"기적적인 성공 공식을 쫓기보다 자신의 시선을 기록하는 즐거움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과 감성의 공존, '휴머나이징'이 핵심
AI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창작의 주체'에 대한 윤리적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AI가 생성한 문장을 그대로 베껴 쓰는 것은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핵심은 '휴머나이징(Humanizing)'이다.
사진 포착은 철저히 인간의 직관 영역이며, AI가 제안한 문장을 자신의 감정에 맞게 수정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문학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창작 프로세스를 권장한다. ▲피사체 포착 및 촬영 ▲작가의 감정과 주제 의식 도출(가장 중요한 단계)
▲초안 작성 ▲AI 도구를 활용한 표현 다듬기(윤문) ▲최종 검수 및 제목 선정의 순서다.

누구나 향유하는 생활 문학으로
디카시는 영상과 텍스트가 융합된 현대 사회의 소통 양식을 반영한 가장 진화된 시의 형태다. 기술은 거들 뿐,
그 안에 담기는 것은 결국 인간의 따뜻한 시선과 감성이다. 오늘 찍은 사진 한 장에 나만의 문장을 더해보는 것,
그것이 바로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첫걸음이다.
AI라이프 메이커 김교동 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