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아기는 아이가 처음으로 ‘나’에서 ‘우리’로 시선을 확장하는 시기다. 특히 만 3~5세는 사회성 발달의 기초가 형성되는 중요한 단계로, 아이는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감정을 이해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관계를 시도하기 시작한다. 부모는 이러한 초기 사회성 신호를 이해할 때 아이의 발달 흐름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사회성은 특정 성격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형성되는 특성이므로, 아이가 보여주는 작은 변화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또래에게 보이는 첫 관심—3세·4세 아이가 사회성을 키우기 시작하는 순간들
3세 전후 아이들은 또래의 움직임을 바라보고 따라 하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를 발달심리학에서는 ‘평행놀이’라고 설명한다. 평행놀이는 함께 상호작용을 하지 않더라도 옆에 있는 또래를 인식하고, 같은 공간에서 유사한 활동을 하는 과정이다. 이는 단순한 놀이 형태가 아니라 사회성 발달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아이는 또래를 보며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있다”는 개념을 받아들이고, 사회적 행동을 관찰하는 능력을 확장한다.
이 시기에 부모가 관찰할 수 있는 대표 신호는 다음과 같다.
-다른 아이가 사용하는 장난감을 유심히 바라본다.
-또래의 행동을 비슷하게 따라 하려 한다.
-함께 놀지는 않아도 곁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난다.
이러한 행동은 사회성의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며, 속도가 다르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혼자 노는지, 친구를 좋아하는지보다 또래에게 관심을 보이는 순간 자체가 사회성 신호라는 점이다.
역할놀이·모방 행동 증가—유아기 사회성 발달의 대표적 증거들
역할놀이는 아이의 사회성 발달을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인형에게 밥을 먹이거나 의사 역할을 하며 “괜찮아요?”라고 말하는 행동은 타인의 감정을 상상하는 초기 단계다. 발달심리 연구에서도 역할놀이가 공감 능력과 사회적 이해의 기반을 마련한다고 설명한다. 아이는 실제 경험과 상상 경험을 연결하며 사회적 행동을 구성한다.
모방 행동은 역할놀이와 함께 사회성 발달을 알려주는 중요한 신호다. 아이는 부모, 교사, 또래의 말투나 행동을 따라 하며 사회적 규칙을 학습한다. 특히 4~5세가 되면 감정 표현 방식까지 모방하려는 시도가 늘어난다. 이는 단순한 흉내내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은 이렇게 반응하는구나”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부모는 일상에서 다음과 같은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어른의 말투를 흉내내며 상황을 설명하려 한다.
-또래가 사용하는 단어와 행동을 따라 한다.
-역할놀이가 더 복잡해지고 상황 설명이 늘어난다.
갈등과 충돌은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아이의 사회성 발달을 돕는 부모 역할
사회성이 발달하면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사회성이 시작되는 시기에는 갈등이 오히려 증가한다. 장난감을 빼앗으려 하거나 친구가 먼저 놀고 있으면 울음을 터뜨리는 행동은 아이가 타인을 ‘경쟁자’ 또는 ‘함께 노는 상대’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이다. 이는 문제 행동이 아니라 관계 경험을 통해 사회적 규칙을 배우는 과정이다.
부모는 갈등이 발생했을 때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도울 수 있다.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먼저 언어로 설명해준다.
-상황을 사실 그대로 정리해 알려준다.
-강한 훈육보다는 차분한 안내로 행동을 조정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장난감을 빼앗고 싶었구나. 그런데 친구가 먼저 가지고 있었어”와 같은 설명은 아이가 감정과 사실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특정 효능을 주장하는 내용이 아니라, 발달심리에서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상호작용 방식이다. 갈등 경험은 단순한 충돌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이해하는 첫 단계이며, 발달 과정에서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변화다. 아이가 경험하는 작은 충돌은 사회성의 기초가 확장되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유아기 사회성은 일종의 ‘능력 테스트’가 아니라, 관계 경험이 누적되면서 서서히 확장되는 특성이다. 또래에게 관심을 보이는 첫 순간, 모방 행동의 증가, 역할놀이의 확장, 갈등 조정의 시도는 모두 건강한 발달 신호다. 아이마다 속도와 성향이 다르므로 비교나 조급함은 필요하지 않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가 다양한 상호작용을 안정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일상 속에서 차분한 대화와 설명, 그리고 예측 가능한 반응은 아이가 사회적 세계를 안전하게 탐색하도록 돕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작은 변화 하나도 아이에게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