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식 대신 우물을 기부한 한 부부의 선택이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쉐어는 서한나(33)·류현(33) 씨 부부가 결혼 예식 대신 결혼 자금 500만 원을 기부해 미얀마 흐마우비 타운십 수상가옥 빈민촌에 우물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인연을 맺었다. 결혼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단순한 행사가 아닌 ‘의미 있는 시작’을 고민한 끝에 결혼식 대신 후원을 선택했다.
서한나 씨는 “어릴 때부터 결혼식보다 의미 있는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물은 삶에 꼭 필요한 요소이고,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유기견 보호소와 미혼모 시설 등 국내 기부처도 함께 검토했지만, 식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해외 아이들의 현실을 접하고 우물 지원을 결정했다. 여러 구호단체를 비교한 끝에 우물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온 월드쉐어를 통해 후원을 진행했다.
결혼식을 생략하는 결정은 쉽지 않았지만, 양가 부모는 두 사람의 뜻을 존중하며 응원의 뜻을 전했다. 우물은 지난해 12월 22일 완공됐으며, 부부는 이 날을 공식 결혼기념일로 삼기로 했다.
서한나 씨는 “현판에 저희 이름이 새겨진 사진을 보고서야 실감이 났다”며 “정말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더 책임감 있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전했다.
해당 우물은 보건소와 월드쉐어 공부방 인근에 설치돼 아동과 지역 주민들이 안전한 식수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위생 환경 개선은 물론, 아이들의 건강과 교육 환경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번 기부는 주변에도 선한 영향을 확산시키고 있다. 서 씨는 “결혼이나 아이 생일을 기념해 기부를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이번 선택이 누군가에게 또 다른 용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월드쉐어 국제사업부 이병희 책임은 “개인의 결단이 지역사회의 변화를 만들어낸 사례”라며 “나눔은 삶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월드쉐어는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그룹홈 운영, 해외아동결연, 교육·보건·인도적 지원 등 아동공동체 중심의 지역개발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