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2025년 10월 14일, 캄보디아의 재벌 기업인 프린스(Prince) 그룹의 회장 천즈(陳志·Chen Zhi, 38세)를 국제 범죄 혐의로 정식 기소하면서 동남아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표면적으로는 부동산과 금융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캄보디아 대표 대기업이었으나, 실제로는 인신매매와 강제노동, 암호화폐 사기를 통한 불법 수익의 거대한 허브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천즈는 중국 푸젠성 출신으로, 캄보디아로 이주해 시민권을 얻은 뒤 훈 센 전 총리와 현 총리 훈 마넷의 자문 역할을 맡으며 ‘공작(Duke)’ 작위까지 받은 인물이다. 2015년 설립된 그의 프린스 그룹은 부동산, 금융, 소비재를 포함한 30여 개국의 사업체를 거느리며 캄보디아 민간기업 중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불법 조직과의 결탁, 인신매매, 온라인 사기, 자금세탁 등 복합적 범죄 구조가 자리하고 있었다.
미국 뉴욕 동부 연방지방법원이 공개한 기소장에 따르면, 천즈가 이끄는 프린스 그룹은 캄보디아 전역에서 ‘강제노동형 사기 단지(forced labor scam compounds)’를 운영했다. 피해자들은 인신매매를 통해 끌려와 감금·폭행당했으며, 이들은 ‘피그버처링(pig butchering)’이라 불리는 암호화폐 투자 사기를 강제로 수행해야 했다. 피해자는 미국과 영국 등 전 세계에 걸쳐 있으며, 피해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천즈는 전신사기(wire fraud) 및 자금세탁 공모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유죄 판결 시 최대 4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법무부와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프린스 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Transnational Criminal Organization, TCO)’으로 지정하고, 천즈를 포함한 146명과 100여 개의 계열사에 제재를 부과했다. 특히 천즈 명의의 비트코인 12만7271개, 약 150억 달러(한화 약 21조 원) 규모가 압수되었는데, 이는 미 법무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몰수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어 영국,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 금융 허브 국가들도 자산 동결과 거래 제한 조치에 동참했다.
또한 에포크타임스 등 복수의 해외 매체 보도에 따르면, 프린스 그룹은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 공안부(MPS)와 국가안전부(MSS) 등 중국의 정보기관과 접촉하며 해외 공작 자금 네트워크로 활용된 정황이 드러났다. 천즈가 중국 정보기관 고위 인사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증언도 확보되어 있으며, 미 법무부는 이번 사건을 “범죄와 외국 영향력 공작이 결합된 전형적인 사례”라고 규정했다.
현재 천즈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로, 캄보디아 및 주변국 내에서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캄보디아 정부는 사건 여파로 프린스 그룹의 간판을 철거하고, 천즈의 시민권 박탈을 검토 중이다. 한편 FBI, 국토안보수사국(HSI),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 등 미국 주요 기관이 합동으로 국제 수배망을 가동하고 있으며, 미 법무부는 “불법 자산 환수와 피해자 구제를 위한 최우선 조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캄보디아 경제의 상징으로 불리던 프린스 그룹은 이제 국제 범죄와 권력 부패의 상징으로 그 정체를 의심받고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업 비리가 아닌, 정치 권력·국제 자본·조직 범죄가 결합한 글로벌 범죄의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