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천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주력 산업이 성장 동력을 확보한 결과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7097억 달러로 집계됐다. 한국 수출이 6천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8년이 마지막이었으며, 이후 7년 만에 새로운 고지를 밟았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에 이어 연간 수출 7천억 달러를 달성한 여섯 번째 국가가 됐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한국의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1734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와 함께 메모리 가격 회복이 맞물리며 전년 대비 22.2% 증가했다. 전체 수출 증가분 상당 부분을 반도체가 견인한 셈이다.
자동차 역시 수출 효자 역할을 이어갔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은 720억 달러로 1.7%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미국의 관세 영향으로 최대 시장인 미국향 수출은 다소 줄었지만, 친환경차와 중고차 수출이 유럽연합과 독립국가연합 지역에서 확대되며 감소분을 상쇄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출 지형 변화도 뚜렷했다.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은 주춤했으나, 유럽연합과 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이 눈에 띄게 늘며 시장 다변화 성과가 나타났다. 특정 국가 의존도를 완화하려는 그간의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품목별로는 바이오헬스 수출이 163억 달러로 7.9% 증가하며 2년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선박 수출은 320억 달러로 24.9% 늘었고, 컴퓨터와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각각 138억 달러, 173억 달러를 기록하며 증가 흐름을 보였다. 한류 확산에 힘입어 농수산식품과 화장품, 전기기기 수출 역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에너지·소재 분야는 부진했다.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유제품 수출은 455억 달러로 9.6% 감소했다. 석유화학과 철강 역시 글로벌 공급 과잉 여파로 각각 11.4%, 9.0% 줄었다.
사상 첫 7천억 달러 돌파는 상징적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 주력 산업 경쟁력과 시장 다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향후 수출 전략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