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심장부인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이 거대한 자연재해의 위협 앞에 직면했다. 최근 일본 정부가 발표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단순한 경고를 넘어 공포에 가까운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향후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이 70%에 달한다는 이른바 수도 직하 지진은 이제 언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왔다. 해안가 먼바다에서 발생하는 거대 지진과 달리, 인구와 시설이 밀집한 도시의 바로 아래에서 흔들림이 시작되는 이 지진은 규모 대비 피해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더욱 짙다.
일본 정부 중앙재난 위험 감소 위원회 실무 그룹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규모 7 이상의 수도 직하 지진이 발생할 경우 직접적인 사망자만 최대 1만 8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사망 원인이다. 전체 희생자의 약 3분의 2인 1만 2천여 명이 지진 직후 발생하는 화재로 인해 목숨을 잃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노후 목조 건물이 밀집한 도쿄 외곽 지역이 지진 발생 시 거대한 화약고로 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지진 이후의 의료 공백, 돌봄 중단 등 간접 피해로 인한 사망자까지 합산하면 그 피해는 최소 1만 6천 명에서 최대 4만여 명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경제적 파급 효과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보고서는 지진 발생 시 일본 전체의 경제적 손실이 최소 80조 엔에서 최대 82조 엔, 우리 돈 약 80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일본의 연간 국가 예산을 한참 웃도는 수준이다. 도쿄도와 인접 7개 현에서만 총 40만 2천 채의 건물이 붕괴되거나 화재로 소실될 것으로 예측되며, 이 중 11만 채는 완전 붕괴, 29만 채는 화재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막대한 손실은 단순히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과 금융 시장에도 치명적인 쓰나미가 될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위험 인식과 실제 대비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깊다. 일본 정부는 5년 전 '10년 내 인명 및 건물 피해 절반 감축'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지만, 실질적으로 달성된 항목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현재 90% 수준인 건물의 내진화율을 100%로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지만, 예산 문제와 사유 재산권 보호라는 벽에 부딪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목조 주택 밀집 지역의 정비 사업은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고 있으며, 지진 시 자동으로 전기를 차단해 화재를 예방하는 '감진 브레이커'의 보급 또한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결국 대규모 재난은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지만, 피해의 크기는 준비에 따라 달라진다. 보고서는 건물 내진화와 감진 브레이커 설치만으로도 화재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이제 탁상공론식 수치 제시만 할 것이 아니라 실천적인 방재 인프라 구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도쿄라는 거대 도시의 존립이 걸린 이 시한폭탄의 피해를 줄일 방법은 오직 철저한 대비와 사회적 합의뿐이다. 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그 결과는 우리가 오늘 무엇을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