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과 조직에서 ‘리더십’은 언제나 가장 강조되는 덕목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리더가 있어도, 그를 따라 행동하는 팔로워가 없으면 조직은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다.
최근 많은 경영학자들은 “조직의 90%는 리더가 아니라 팔로워가 움직인다”고 말한다. 이는 곧 조직의 진짜 동력은 팔로워십(followership)에 있다는 뜻이다. 팔로워십은 단순히 ‘명령을 따르는 능력’이 아니라, 리더의 비전을 함께 실현하기 위한 주체적 협력 능력이다. 이제 리더만큼 중요한 존재로서 팔로워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조직의 성패는 리더의 말이 아니라, 팔로워의 실행력과 태도에 의해 결정된다.
리더십만 강조하는 시대는 끝났다: 팔로우십의 부상
과거 기업문화는 ‘리더 중심형 구조’에 의존했다. 리더가 방향을 제시하면 구성원은 그저 ‘잘 따르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가 빠른 현대 조직에서 리더 한 명의 판단력만으로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정보의 흐름이 분산되고, 팀 단위 의사결정이 강조되는 지금, 팔로워의 참여와 주도성이 조직 혁신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LG전자, 카카오 같은 대기업들이 최근 도입한 ‘자율형 프로젝트 제도’나 ‘사내벤처 프로그램’은 바로 팔로워십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리더의 명령이 아닌, 구성원의 자발적 아이디어가 새로운 사업의 씨앗이 되고 있다.
수동적 팔로워에서 ‘생각하는 팔로워’로의 전환
‘팔로워십’의 본질은 ‘수동적 복종’이 아니라 ‘능동적 참여’에 있다. 진정한 팔로워는 리더의 결정을 비판 없이 따르지 않는다. 오히려 리더의 생각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조언하거나 대안을 제시한다. 즉, “생각하는 팔로워”가 조직의 방향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기업 내에서 이런 팔로워는 문제를 발견하면 즉시 제기하고, 팀의 목표를 자기 일처럼 책임진다. 리더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팔로워십이야말로 현대 조직이 원하는 인재상이다. 하버드대 리더십 연구소의 제임스 콜린스는 “훌륭한 리더는 훌륭한 팔로워를 만들고, 훌륭한 팔로워는 조직을 발전시킨다”고 강조했다.
신뢰와 주도성, 조직을 움직이는 팔로워의 핵심 역량
팔로워십의 핵심은 ‘신뢰’와 ‘주도성’이다. 리더를 신뢰하지 못하는 팔로워는 리더의 비전을 따르지 않으며, 주도성이 없는 팔로워는 조직의 에너지를 떨어뜨린다. 신뢰는 리더와 팔로워 간의 쌍방향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리더는 팔로워의 역량을 인정하고, 팔로워는 리더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한편, 주도성은 팔로워가 스스로 업무를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자기 리더십(Self-Leadership)에서 비롯된다. 리더가 통제하지 않아도 팀이 움직이는 조직, 바로 그 중심에 주도적 팔로워가 있다. 이러한 문화는 기업의 위기 대응력과 혁신 역량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팔로우십이 강한 조직이 위기에도 강하다
위기 상황에서 팔로워십의 진가가 드러난다. 예를 들어, 팬데믹 이후 기업들이 재택근무와 비대면 협업체계를 도입할 때, 리더의 지시 없이도 각자의 위치에서 스스로 움직인 조직이 빠르게 회복했다. 이는 팔로워들이 리더의 부재 속에서도 조직의 가치를 지켜내는 책임감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팔로워십이 강한 조직은 구성원 간 신뢰가 높고, 위기 때 리더가 흔들려도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는다. 리더가 중심이 아니라, 모든 팔로워가 중심이 되는 문화, 이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조직의 핵심 DNA다.

리더십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팔로워십이라는 보이지 않는 기둥이 필요하다. 팔로워십은 리더를 보완하는 역할을 넘어, 조직 전체의 에너지를 순환시키는 생명력이다. 기업이 진정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리더 중심의 조직’에서 벗어나, 모든 구성원이 리더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팔로워 중심 조직으로 나아가야 한다. 결국, 리더십의 완성은 팔로워십에 있다. 팔로워십이 강한 조직이야말로 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미래를 이끌어가는 진정한 리더십의 원천이다.
[편집자 Note]
"리더 한 명의 어깨가 너무 무거워진 시대는 아닐까?"라는 질문에서 이 글을 골랐습니다. 우리는 늘 이끄는 법(Leadership)을 배우지만, 정작 조직의 90%를 구성하는 팔로워로서 어떻게 '나답게' 일할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기회가 적었죠. 이 기사가 말하는 팔로워십은 단순히 명령을 잘 듣는 기술이 아닙니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법, 즉 '주인공으로 일하는 법'에 대한 새로운 제안입니다. 오늘 이 글이 여러분의 퇴근길에 기분 좋은 영감이 되기를 바랍니다.
박소영 | 커리어온뉴스 편집장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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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는 팔로워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다음 고민은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화할 것인가"가 아닐까요? 리더와의 소통을 넘어, 이제는 동료가 된 AI와는 또 어떤 언어로 대화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다음 기사 'AI와 인간의 대화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기사도 함께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